1. '나이트 스토커’
리처드 라미레즈
1985년 LA의 여름을 공포로 몰아넣은 한 남자가 있었다. 스물다섯 살의 청년 리처드 라미레즈.
1960년 텍사스의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경찰관인 아버지는 상습적으로 어머니를 구타했으며, 리처드 또한 아버지의 폭력에 부상을 입는 일이 다반사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LA로 간 그는 마약을 복용한 채 운전대를 잡다 전과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남의 집을 닥치는대로 침입해 물건을 훔쳤으며 남자는 죽이고 여자에게는 강간과 고문을 일삼았다.
그가 잡히기 전까지 사람들은 악마가 나타났다며 두려움에 떨었으며, 검은 옷을 입고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그를 '나이트 스토커'라고 불렀다.
그의 범행은 나이와 인종, 성별을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 80대 여성을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강간했으며 고문 후 몸에 악마의 오각형 별 모양을 새기기까지 했다.
그의 사진이 TV와 언론을 통해 퍼져나가자, 어느 날 차를 훔치려는 그를 알아본 행인이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끔찍한 범죄의 막이 내리게 됐다.
이 사건은 14개월 동안 진행된 재판으로 화제가 됐는데, 그는 전혀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달려들거나 손바닥에 새긴 악마의 문양을 보여주며 Evil Evil 노래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격분했지만, 그를 지지하는 열광적인 팬들도 등장했다.
여자들은 그에게 구애를 퍼부었는데, 그는 자신을 추종하던 도린 리오이라는 여성과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녀는 가족들과 의절하면서까지 결혼을 강행했으며 그의 사형이 집행되는 날 자신도 함께 죽겠다고 선언했으나, 리처드가 병으로 죽기 몇 달 전 이별을 선언했다.
리처드는 공식적으로 14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죽기 전 20명을 죽였다고 고백했다.
2. '강도 얼짱' 이미혜
2003년 한 카풀 승강장에서 피해자에게 차를 태워주는 척 속인 뒤 흉기로 위협해 금품과 카드를 뺏앗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 이미혜에게 특수강도 혐의로 현상금 5천만원이 걸린 공개수배가 내려지게 되는데, 사건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이미혜의 수배 사진이 공개되자, 그녀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팬카페를 개설한 것.
팬 카페의 회원수는 6만명에 달했으며 그녀에게는 '강도 얼짱'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다.
카페 회원들은 그녀가 범죄를 저지른 이유를 최대한 미화했으며 뉴스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수배 1년만에 검거됐는데 얼짱으로 화제가 되자 자수했다고 한다.
당시 이미혜는 중산층의 자녀로 소개됐는데 남자친구를 잘못 만나 범죄에 가담, 범죄자 신세가 된 것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팬카페에서 그녀의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
이유는 단 하나, '그냥 예뻐서'였다.
이미혜는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으며 2007년 출소했다.
이 사건은 한국의 얼짱 신드롬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일본의 언론에까지 보도되기도 했다.
3. '네바다땅' 나츠보 츠치
한국의 강도 얼짱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않은 2004년 6월 일본 사세보 소학교에서 동급생을 살해한, 일명 '네바다땅' 사건이 발생한다.
용의자가 입고 있던 옷에 NEVADA가 적혀 있어 '네바다땅'이라고 불리게 된 이 사건은, 가해자인 나츠보 츠지가 자신을 놀린 친구 미타라이 사토미를 실습실로 불러내 커터칼로 목을 그어 살해한 사건이었다.
사건 당일, 츠치는 비어있는 실습실로 사토미를 불러내 의자에 앉힌 뒤 눈을 가린 채 커터칼로 깊이 10cm, 길이 12cm의 상처를 냈으며 왼쪽 손목을 수차례 난도질했다.
그로 인해 사토미는 과다출혈로 사망했는데 목 뼈가 보일 정도로 참혹한 광경이었다고 한다.
츠치는 사토미를 살해한 뒤 무서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15분 동안 사토미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그리고 죽음을 확인하자 피범벅이 된 채 태연하게 교실로 돌아갔다고 한다.
불과 초등학교 5학년이 저질렀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죽인 후의 행보가 더 경악스러움을 자아낸다.
한데, 이와 더불어 놀랄 일이 발생한다.
사건이 일본 전역에 퍼지자 그녀의 예쁘장한 외모를 칭찬하며 '세계에서 가장 귀여운 살인자'라는 팬카페가 생기는가 하면 츠지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 팬아트가 유행처럼 돌기 시작한 것.
당시 츠지가 입고 있던 '네바다' 로고의 티셔츠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고 한다.
처음 경찰은 충동적인 범행인 것으로 추측했지만, 수사 결과 츠지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사진과 영상을 통해 치밀한 계획 범죄임이 드러났다.
츠지는 2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형량이 2년 더 늘어 2008년, 16살의 나이로 출소했다.
이 사건은 자체도 충격이었지만 범죄자 소녀에게 팬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일본 열도를 뒤흔든 최악의 사건 중 하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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