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픽

진짜 신내림 받을까봐 무당들이 지속 관찰했다는 스타

뉴 선데이서울 2022. 7. 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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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래 일광역은 류승룡으로 생각


▲ 류승룡 프로필

나홍진 감독은 처음 <곡성>을 기획했을 당시에 일광역의 배우로 류승룡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다 시나리오 작성을 위해 속초의 한 숙소에 도착해 티브이를 보다가 <신세계>를 보게 되었는데, 그 장면에서 나온 황정민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 이어서 그를 일광으로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참고로 두 배우는 동갑이다.

2.”진짜 신내림 받을까봐” 무당들이 황정민의 굿장면을 유심히 지켜보고 감시한 사연


▲ 영화 곡성 스틸컷1

 

전편 기사에서 언급한 굿 장면에 관한 추가적인 비하인드.

황정민의 무당 선생들로 알려진 무속인들은 울산에 살고 있는 유명 무속인 가족들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영화 촬영 때부터 황정민과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왔고, 촬영 전에는 실제 굿당에서 굿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배우가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촬영 때는 배우가 한 호흡으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굿판을 한판 벌이면 처음부터 끝까지 끊지 않고 갈 수 있도록 이들이 옆에서 도와줬다.

실제 이들은 황정민의 굿 연기를 보고 동작이나 눈빛, 몸의 리듬감 모두 웬만큼 수련한 무속인보다도 낫다며 칭찬했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잘해서 15분이 넘는 그의 굿 장면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그의 눈 상태를 관찰했다. 비록 연기지만 실제 굿을 하면 잘못하다 진짜 신들릴 수 있기에 그의 상태를 살펴야 했다. 전편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황정민은 이 장면을 연기하다가 신내림 단계까지는 아니었지만, 굿이 가져다주는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3.전세계의 민속신앙을 섞어서 창조한 일광과 외지인의 굿장면


▲ 영화 곡성 스틸컷2

사실 일광과 외지인의 굿 장면은 여러 개의 민속신앙을 섞어 완성한 장면이었다.

일광의 굿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민속신앙과 전통적인 굿의 모습을 뒤섞었다. 실제 무당이 살을 날리는 굿은 존재한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행한 무속인이 없어서 이 부분의 경우 여러 개의 무속적인 상징을 섞어서 창작할 수밖에 없었다. 죽은 동물의 사체, 고깃덩이를 걸어놓거나 수호를 상징하는 장승에 말뚝을 박는 행위는 공통적으로 타살을 상징하고 있어서 이처럼 활용해야 했다.

 


▲ 영화 곡성 스틸컷3

외지인의 굿의 경우에는 일본 불교와 네팔 무속인의 행위를 본떠 완성했다. 외지인이 치는 북과 북채, 의식 때 거는 종들은 네팔에 있는 것이었고, 방안에 불을 피워 액운을 태우는 것은 일본 불교에서 행하는 의식이라고 한다.

4.스태프들에게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좀비 박춘배를 연기한 길창규


▲ 영화 곡성 스틸컷4

 

<곡성>에 등장한 여러 좀비들 중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좀비는 길창규가 연기한 ‘박춘배 좀비’였다고 한다. 앞서 소개한 정미남, 박성연의 경우는 불편한 분장을 해야 했다면, 길창규가 연기한 박춘배는 어려운 분장 연기에 머리에 쟁기가 꽂힌 채 사람들과 싸우고 안무까지 해야 하는 온갖 복잡한 장면을 연기해야 했다. 더 끔찍한 것은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와 컷의 연결 때문에 촬영 전날 분장을 한 채로 자야 했다고 한다. 이런 악조건 속에 장시간 촬영하며 시종일관 좀비 연기를 펼친 길창규의 열연은 <곡성>의 오컬트적인 측면을 더욱 무섭게 만든 장면이 되었다. 촬영이 끝나자 그를 때린 곽도원을 비롯한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죽은(?) 그를 향해 손뼉 치며 환호하며 안아줬다고 한다.

5.고소공포증이 있는 곽도원이 겨우 찍은 절벽 장면


▲ 영화 곡성 스틸컷5

박춘배와의 사투 끝에 숲 속에서 이를 지켜본 외지인을 발견한 곽도원이 그를 추격하다 절벽에 다다른 장면. 곽도원이 절벽 가까이 올라가 연기해서 보는 이들은 CG로 구현한 장면처럼 봤지만, 사실적인 장면을 원했던 감독의 성향상 이 역시 실제 절벽 위에서 촬영된 아슬아슬한 장면이다. 곽도원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절벽에 제대로 서지 못했는데, 영화 속 그가 서있는 장면은 뒤에 서 있었던 스태프가 옷을 잡아준 상태로 촬영되었다.

6.원래 있었는데 삭제된 무명과 외지인의 격투장면


▲ 영화 곡성 스틸컷6

종구 일행과 외지인의 추격 장면 이전에는 숲 속에서 서로의 눈치를 보던 무명과 외지인이 충돌하게 되는 장면이 있었다. 영적 능력을 지닌 두 존재가 최초로 맞붙는 장면이란 점에서 궁금증을 더했지만, 아쉽게도 이 장면은 삭제되었다.

7.완벽하게 담고 싶어서 비오는날 찍으려 했다는 고속도로 시신장면


▲ 영화 곡성 스틸컷7

 

모든 장면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한 나홍진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함께한 작품이어서 영화 속 일출, 일몰, 계절은 실제 상황에 맞춰서 촬영하려 했다. 낮 신이면 낮에, 새벽 신은 새벽에 촬영하려 했고, 실제 비 오는 날에 맞춰서 촬영하려고 했다. 그러다 시간대가 조금 엉키거나, 원하는 장면과 날씨가 나오지 않으면 다시 철수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당연히 스태프와 촬영팀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러한 작업방식으로 인해 가장 고생해서 완성한 장면은 종구 일행이 비를 맞고 철수하다가 고속도로에서 외지인의 시신을 발견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안개가 낀 산속의 모습을 담고 싶었던 감독과 촬영감독의 생각 때문에 첫 촬영 때는 비 오는 날 촬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막상 올라올 때마다 비가 그쳐서 철수가 반복되자 결국에는 살수차를 동원해 촬영하기로 했는데, 촬영 날 엄청난 양의 비가 오자 다시 제작진이 산속 고속도로로 올라가 촬영을 진행했다.


▲ 영화 곡성 스틸컷8

 

곽도원과 그의 일행을 비롯해 쿠니무라 준, 천우희 등 영화의 주연진 모두가 이 장면 하나를 위해 산 위를 올라갔다 내려오는 일을 반복했던 것이다. 특히 천우희가 산 위에서 종구 일행이 외지인의 시신을 처리하는 장면을 보는 광경에서 안개가 낀 모습은 신비감을 더해줘서 제작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P.S:이 장면을 찍으려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 새 계절이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었는지를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8.황정민 구토 장면의 비밀


▲ 영화 곡성 스틸컷9

종구의 집을 살피러 오던 일광이 갑자기 무명과 마주치다 엄청난 양의 코피를 흘리고 구토를 한 장면. 너무나 많은 양을 흘리는 모습에 일부 관객들은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당황했을 텐데, 이 장면은 모두 황정민 배우의 뺨옆에 숨겨진 특수장치로 표현한 장면들이었다. 호스가 달린 부위는 CG로 안보이게 처리했다. 특히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 구토물의 내용은 콩가루 물로 스태프가 상황에 맞춰 발사한 것이다. 그런데 콩가루 물이 설정한 양보다 너무 많이 나와서 이를 발사한 스태프도 황정민도 당황했다. 다행히 한 번에 끝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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