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무명시절을 겪고 어렵게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배우가 있는 반면 데뷔 초 출연한 작품이 대박 흥행을 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들도 있습니다. 3000 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영화 '왕의 남자'의 '공길이'로 캐스팅된 배우 이준기 역시 단숨에 스타가 된 케이스로 알려져 있지요.
다만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것처럼 보이는 이준기에게도 배우가 되기까지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극 '햄릿'을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이준기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연기학원 수업료를 벌기 위해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19세 이전 미성년자들의 채용이 불법이라서 어설프게 주민등록증을 위조해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번 돈으로 원서비를 마련해서 입시에 도전한 이준기는 목표로 했던 대학에 모두 떨어졌습니다. 이후 이준기는 부모님 도움 없이 혼자 상경해서 재수를 준비해야 했는데요. 갈 곳이 없었던 이준기는 '로버트 할리'의 집에 얹혀지내기도 했습니다. 앞서 이준기는 부산에서 아르바이트로 방송활동을 하면서 로버트 할리와 친분을 쌓았고 22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친구로 지냈는데, 서울에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 민폐인 줄 알면서도 신세를 진 것입니다.
이후 이준기는 옥탑방으로 옮겨 지내며 아르바이트와 오디션을 병행했습니다. 여름이면 쥐와 바퀴벌레가 득실거리고 겨울에는 수도꼭지가 얼어서 물이 안 나오는 곳이었지만 이준기는 당시에 대해 "옥탑방이 호텔방 같았다. 당구대를 닦으면서도 나는 서울 사람이니까 행복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온갖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서울에서 배우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기에 가능했지요.
데뷔 전 광고
서울예술대학 02번으로 입시에 성공한 후에도 이준기는 계속해서 오디션에 낙방했습니다. 주로 '예쁘장한' 미모가 오디션 탈락 이유가 되었고, 소속사를 구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녔지요. 다행히 오디션 박람회를 통해 만난 소속사와 계약한 후 일본영화 '호텔비너스'에 캐스팅되면서 본격 연기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연이어 출연한 한일합작드라마 '별의소리' 고동선PD가 "나는 너같이 생긴 애가 싫은데 이번엔 괜찮을 거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당시 이준기의 비주얼이나 이미지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변영주 감독의 영화 '발레교습소'에서 주인공의 친구 역을 연기한 이후에도 여전히 이준기는 무명배우일 뿐이었지요.
영화 호텔비너스
게다가 그 즈음 소속사의 사정도 어려워지면서 이준기는 연기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는데요. 그때 소속사 대표와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연예부 기자들과 합석을 하게 되었고 영화 '왕의 남자' 오디션 도전을 권유받았습니다. 동양적인 이미지의 신인배우를 찾는다며 추천받은 것.
한 달간 총 3차에 걸쳐 진행되는 해당 오디션에 이준기는 자신의 100%를 걸었습니다. 대본 공부는 물론이고 아크로바틱 동작을 연구해서 작품 속 광대극 장면을 연출했는데, 특히 물구나무를 서서 다리를 벌리는 동작은 오디션 관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에 실제 작품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3000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이준기는 대작의 주연급 배역을 따냈고 신인배우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완벽한 연기를 해냈습니다. 그리고 영화 '왕의 남자'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대한민국은 '공길'과 '이준기' 그리고 '예쁜남자'에 빠졌지요.
드라마 마이걸
당시 이준기는 시청률 20%의 드라마 '마이걸'의 서브남주를 맡아 열연 중이었는데, '왕의남자' 개봉과 맞물려 그야말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2005년 12월 '왕의남자' 개봉 후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준기는 이듬해 5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팬콘서트를 개최했고, 이준기가 광고에 출연한 음료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음료신제품 가운데 최단기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준기의 인기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들썩이게 했고, 아시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다만 광고를 섭렵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던 당시에 대해 이준기는 스스로 '흑역사'라고 칭합니다. 주변 친구들마저 "너를 보기 역겹다"라고 할 정도의 스타병에 걸렸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당시 이준기는 기자들이 뽑은 '단기간에 초심을 잃어버린 스타 1위'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개와늑대의시간
드라마 일지매
다행히 이후 개봉한 영화 '플라이대디'와 드라마 '101번째 프러포즈'가 흥행에 참패했기 때문인지 이준기는 금세 초심으로 돌아왔습니다. 스타가 아닌 배우의 길을 택한 이준기는 드라마 '개와늑대의 시간', '일지매'를 통해 기존 '예쁜 남자'의 이미지를 벗어나 액션배우로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전국에 샤기컷 열풍을 일으키면서 스타가 되었지만 실제 성격은 '남자다움' 그 자체라는 이준기는 왕의남자 이후 16년 동안 액션전문 배우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악의꽃
팬들 사이에는 '부모님이 양쪽 다 계신 경우가 극히 드물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극한 상황에 처한 캐릭터를 맡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악의꽃'에서는 오랜만에 등장한 아버지가 '연쇄살인마'라서 "없느니만 못하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지요.
instagram@actor_jg
한편 이준기는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에게 잘하는 배우'로 꼽힙니다. 과거 스타병에 걸려 친구들마저 외면했다는 에피소드가 믿기지 않는 반전 근황인데요. 엄청난 인기를 얻은 스타이지만 어느 순간 대중들에게 잊히고 조용히 사라진 연예인도 많다는 점에서 이준기는 오래도록 사랑받는 배우가 될 수 있는 진짜 비결을 습득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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