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알바하면서 고시원 생활한 재수생의 현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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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생각보다 더 냉정해서 노력과 결과가 늘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원하는 꿈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 과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유튜브채널_딩고스토리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은 만큼 돌아오는 실패가 씁쓸하고 절망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다행히 목표를 향해 매진했던 경험 자체는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무언가에 흠뻑 빠져 있는 심리적 상태’ 즉, ‘몰입경험’을 해본 사람은 외부적 보상이 따르지 않아도 노력하는 순간 자체를 즐기고 또 다른 목표에도 몰입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게 된다는 이론도 있다고 하니 참 다행이죠?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 2~3시간만 자고 포잡(4-job)까지 했다는 20대 사회초년생은 결국 해당 분야로 성공하지 못하고 해외로 떠났습니다. 스펙이 아닌 생존을 위해 영어까지 독학으로 마스터했다는 그의 인생은 어떤 반전을 맞이했을까요?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뮤지컬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성인이 되자마자 고시원 생활을 자처했다는 주인공은 아프리카TV BJ랄랄로 알려진 크리에이터 이유라입니다. 타고난 끼와 남다른 텐션으로 학창 시절부터 핵인싸, 자타공인 관종이었다는 이유라는 중학교 시절 친구들의 권유로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을 접하게 되었고 춤, 노래, 연기까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에 빠졌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아프리카TV 촬영 모습

 

특히 이유라의 음악적 재능은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도 컸는데요. 피아노 학원을 운영한 이유라의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피아노를 가르쳐주고 밥을 해먹이는 등 남다른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유라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피아노 학원을 하셨다. 그때 장애인 학생을 가르친 것을 계기로 나중에 사회복지사가 됐다. 모르는 사람을 집에 데려와 씻기고 식사하는 게 일상이 됐다. 그때는 너무 싫었는데 저한테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낯가림 없이 밝은 성격이 어머니 덕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음악적 재능뿐만 아니라 핵인싸 성향까지 물려받은 셈.

유튜브채널_랄랄ralral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베풀면서도 경제적 사정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었던 탓에 이유라는 학창 시절부터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습니다. 학생 신분이다 보니 꾸준히 일하는 게 어려워서 주로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용직으로 일했는데, 시간당 보수가 가장 높은 공장 야간근무를 했습니다. 단순노동이긴 하지만 졸음을 이겨가며 일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요.

 

유튜브채널_랄랄ralral

공장 알바를 병행하면서도 내신 2등급 성적을 유지한 이유라는 대학입시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뮤지컬 배우의 꿈이 확고했기에 중앙대, 동국대, 서울예대 연극영화과를 목표로 했고, 이에 실패하자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다만 넉넉지 않은 형편에 매달 50만 원의 연기학원 레슨비를 포함해서 재수 비용을 대주기는 무리였고 결국 이유라는 갓 스무 살이 되자마자 고시원 생활을 자처했습니다.

20대 초반 모습

 

고시원에 살면서 밤에는 호프집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어렵게 번 돈으로 고시원 비용과 학원 레슨비를 충당했습니다. 일을 병행하느라 연습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새벽 무렵에 고시원 옥상에 올라가서 노래연습을 할 때도 있었는데, 방음에 취약한 고시원의 특성상 소음 때문에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대해 이유라는 “연습하는 걸 아니까 ‘몇 명이 깨긴 했는데, 연습은 하셔야죠’라고 말하더라. 차라리 화를 내지”라며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던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피팅모델 활동 당시 모습

이렇듯 어렵게 입시 준비를 하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 돌아오는 레슨 시간은 재수생 이유라에게 그야말로 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유명한 무용선생님에게 개인적 피드백을 받은 순서는 귀하디 귀했는데, 2분 남짓 한 시간동안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하나라도 더 피드백 받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요. 그러던 중 나무데크로 된 마룻바닥에 발톱이 걸려서 빠지는 일까지 있었는데요. 발톱이 빠졌음에도 이유라는 “지혈만 되면 다시봐주시면 안 되냐, 별로 아프지 않다”라며 레슨을 이어가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 일주일 동안 초콜릿 하나만 먹고 견디기도 하고 설거지 아르바이트에 고된 연습까지 병행하던 당시에 대해 이유라는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와 대학 입시에 미쳐있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혼자 지내는 딸을 보기 위해 고시원에 들른 부모님은 얼굴은 반쪽이 되고 발톱까지 빠진 채 고생하는 딸을 보며 눈물을 훔치셨지요.

뮤지컬 배우 활동 당시 모습

힘든 시간을 거쳐 인천대 공연예술학과에 입학한 이유라는 본격 뮤지컬 배우로 경험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무대에 서는 꿈을 이루었음에도 벌이가 거의 없다 보니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었는데요. 생계를 위해 웨딩홀, 안내직 등 서비스직은 물론 KT&G, 비서 등 사무직까지 섭렵했는데, 그중 강남에 위치한 한 주식회사의 개인 비서직은 단 한 달 만에 아쉽게 해고당했습니다.

 

면접 당시, 뮤지컬 배우로 일했지만 생계를 위해 다양한 직업을 병행한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힌 이유라는 기존 채용조건보다 월 30만 원 높은 190만 원의 월급을 보장받고 합격했습니다. 이유라 역시 자신의 밝은 이미지를 좋게 봐준 대표님께 보답하고자 열심히 근무했는데요. 다만 당시 이유라는 생계를 위해서 작은 펍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었고 가게 문을 닫고 두세 시간 눈을 붙이다가 회사로 출근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회사 대표가 이유라의 가게 운영 사실을 알고 가게에서 회식을 하는 등 배려하기도 했으나 결국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일정 탓에 이유라는 업무에 집중하지 못했고 중요한 회의에서 자료를 잘못 나눠주는 등 실수를 반복한 끝에 해고당했습니다. 당시에 대해 이유라는 “성격도 급하고 꼼꼼하지 못해서 사무직이 안 맞았던 것 같다”면서도 “CCTV도 있고 내가 쓰는 데스크톱을 원격으로 볼 수 있더라. 그것도 모르고 아침마다 예쁜 척 셀카 찍고 대표님 출근 전에 소파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라고 민망해했습니다.

MBC 라디오스타

 

투잡, 쓰리잡을 뛰면서도 뮤지컬 배우로서의 길을 이어가고자 노력한 이유라는 업계의 부당한 대우를 이기지 못하고 생계의 어려움을 느끼면서 해외로 떠났습니다. 싱가포르에 가서 라이브 클럽 가수로 활동한 것인데요.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돈을 받지 못한 경험을 떠올리며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독학으로 생존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라이브클럽 가수로 활동한 모습

덕분에 이유라는 싱가포르에서 4년 가까이 라이브 가수로 활동하면서 생계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벌어들이며 일했습니다. 다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은 늘 허전함이 있었고 한국에 돌아와서 동생의 권유로 통역 일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프로 축구선수로 뛰던 동생 이나라가 자신이 속한 실업팀의 통역사 일을 권한 것.

 

축구팀 통역사로 일한 모습

하지만 통역 일도 이유라의 넘치는 에너지를 담기에 적합한 분야가 아니었고 이유라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에어로빅 강사 일까지 병행하다가 친구들의 권유로 아프리카TV BJ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20년 아프리카TV 대상 시상식

 

2019년 11월부터 본격 BJ활동을 시작해서 활동 1년 만인 지난해 연말 아프리카TV BJ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이유라는 현재 JDB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방송활동까지 시동을 걸었습니다.

한편 팬들 사이에서 이유라는 ‘돌고 돌아 개그우먼’이라는 뜻의 ‘돌돌개’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기도 한데요. 이유라의 밝은 에너지가 그저 철없는 텐션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다가갈 수 있는 데는 지나온 시간들이 주는 깊이 때문이 아닐까요? ‘미친 듯이’ 쏟아부었던 열정과 노력의 결과가 성공은 아닐지언정 그 과정 자체가 커리어가 된 셈이지요. ‘미친 듯이 노력했지만 실패한 경험’이라는 엄청난 이력을 가진 청춘 이유라의 앞으로 행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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