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 먹고 급격히 맛없어지는 음식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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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플 때는 무엇이든 맛있어 보인다. 밥 10그릇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음식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양껏 먹을 거라고 접시 한가득 음식을 담았지만 다 먹지 못하고 남긴다. 그리고 이성의 끈을 놓고 닥치는 대로 음식을 주문한 것을 후회하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명언을 되새긴다.

한 커뮤니티에 ‘첫입만 맛있다가 급격히 물리는 음식들’ 게시물이 화제다. 취향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물렸던 음식과 맞는지 찾아보며 읽어보면 꽤 흥미로울 것이다.

댓글은 ‘정말 그런 것 같다’ ‘글쎄, 나는 하나도 해당이 안 된다. 있으면 다 먹음’ 같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게시물에 공감하거나, 반박한다.

우리는 무엇을 소유하기 전 ‘저것만 얻으면 난 행복할 거야’ 라고 생각하며 충동적으로 행동할 때가 있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먹거나, 사고 싶었던 비싼 물건을 사면 모든 근심, 걱정이 해결될 거라 순간적으로 착각한다. 그러다 배부름이 충족되고, 내 손안에 물건이 쥐어지면 집 나간 ‘이성의 끈’이 돌아와 왜 그렇게 과식을 했는지, 왜 그렇게 쓸데없이 비싼 물건을 샀는지 자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결심하다가 또다시 같은 상황이 찾아오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부의 감각>은 어떤 것을 소유하기 전부터 물건의 주인인 것처럼 느끼는 현상을 “가상소유권”이라 부른다. 그 물건을 소유한 상태와 사용하는 상황을 상상하기 시작하다가, 다른 사람이 먼저 그 물건을 가지면 질투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우리는 흔히 그 물건을 소유하지 않았지만 소유했던 것처럼 느끼며, 그 과정에서 물건의 가치를 점점 더 높게 평가하는 본능이 숨겨져 있다.

책은 이러한 습성을 인정해야만 충동적인 소비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지 않고 의지 하나로 자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받아들이고, 현실적으로 충동을 억제할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한다.

결국, 충동적인 선택을 막으려면 잠깐만 시간을 들여서 깊이 생각해야 한다. ‘정말 이만큼의 음식이 필요할까?’ ‘정말 이만큼의 물건이 필요할까?’ ‘정말 이만큼의 소비가 필요할까?’라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러니 크고 작은 선택을 하기 전 잠시 숨을 고르며 판단할 시간을 가져보자. 이렇게 한다면  “또 과식/ 과소비했어ㅠㅠ” 같은 후회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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