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는 '경험'이라는 단어가 붙는 반면 결혼에는 '생활'이라는 단어가 붙어 합성어를 만듭니다. 연애는 내 일상의 일부이지만 결혼은 일상 그 자체라는 것. 때문에 결혼 상대를 두고 '인생의 반려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평생 함께 하겠느냐"라는 주례사에 "네" 하고 답했다면 결혼 후 일어나는 어떤 고난과 역경도 함께 이겨내야 하는 것이 바로 부부입니다. 그리고 쉽지 않은 시간을 함께 이겨내고 나면 남녀 간의 사랑 이상으로 끈끈한 동지애가 생기기 마련이지요.
방송인 홍진경은 자신의 남편에게 첫눈에 반해 3개월간 쫓아다녔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고 최진실의 주선으로 한 소개팅에서 홍진경은 남편 김정우 씨를 보자마자 자신의 결혼 상대로 느꼈습니다. 당시에 대해 홍진경은 "말투, 눈빛, 매너 하나하나가 인위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고급스러웠다"라고 회상했죠.
홍진경은 그런 마음을 숨기지 않고 만난 첫날 헤어지기 전 차에서 남편에게 먼저 키스를 했습니다. 하지만 첫 만남에 키스를 당한 남편은 '연예인들은 다 이런가'라는 오해를 품고 그날 이후 연락을 끊었고 홍진경은 3개월간 남편을 쫓아다녔습니다. 이에 대해 홍진경은 "IT가 발전하기 전이라서 남편과 이어졌다"면서 발신번호가 뜨지 않을 시기여서 남편이 자신의 전화를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는데요.
"나랑 한 번 살아보자"라고 청혼을 하기도 하고 남편의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따라가서 사회자를 자처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열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홍진경은 3개월 만에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후 갑작스레 연락이 뜸해진 홍진경에 대해 남편이 궁금증과 아쉬움을 가질 무렵 두 사람은 우연히 지인의 가게 개업식에서 재회했고 이때는 남편이 먼저 홍진경에게 고백해서 정식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제 중에도 남편이 달아날까 불안했던 홍진경은 남다른 방법으로 남편을 구속하기도 했는데요. "내가 너무 좋아해서 불안하니 매일 라면, 만두, 떡볶이 같은 것을 먹여 일부러 살을 찌웠다"라고 고백한 것. 실제로 첫 만남에 70kg이던 홍진경의 남편은 연애를 하면서 100kg까지 쪘습니다. 다만 어렵사리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혼을 약속한 후에도 홍진경은 또 다른 사랑의 장애물을 만났습니다. 바로 시댁의 결혼 반대였는데요. 사립학교 재단인 은구학원 이사장인 시부모님이 연예인 며느리를 부담스러워한 것.
또 한 번 시부모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진심을 다한 끝에 힘들게 결혼 승낙을 받은 홍진경은 결혼을 앞두고 혼수비용이 부족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앞서 투병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서 고1 때부터 모델로 데뷔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홍진경은 2003년 결혼을 앞두고 가진 재산이 2천만 원뿐이었고 그마저도 먼 친척 하나가 사정이 어렵다고 부탁하는 바람에 빌려주면서 혼수비용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주변 지인들이 결혼 선물로 혼수를 하나씩 장만해 주면서 무사히 결혼을 치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평소 홍진경이 주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대한 덕분에 그 보답을 받은 것이겠지요.
시부모님의 결혼 반대와 결혼자금 마련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2003년 결혼에 골인한 홍진경은 바로 2세 계획을 세웠습니다. 5대 독자인 남편을 위해 자녀계획이 급했던 것인데, 부부간의 애정과 절실한 마음으로만 임신이 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오랜 시간 난임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당시 홍진경의 남편은 "난 정말 아기 싫어한다. 누가 아기 데려오는 것도 싫다"라며 자녀 없이 둘이 살아도 좋다고 거듭 아내를 위로했지만 홍진경은 남편의 진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때문에 한두 번도 힘든 시험관 시술을 무려 6년 넘게 시도했는데요. 한 달 내내 주사를 맞고 채취와 이식을 반복하는 시술을 석 달에 한 번씩 이어온 끝에 7년 만에 딸 라엘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12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라엘이를 출산한 홍진경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기가 싫다던 남편은 누구보다 다정한 아빠가 되었고 오랜 시간 고생한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현했지요.
행복한 가족을 시기하는 못된 신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3명으로 늘어난 홍진경 가족에게는 다시 한번 시련이 닥쳤습니다. 2014년 3월 홍진경이 난소암 진단을 받은 것. 당시에 대해 홍진경은 "어린 딸 걱정뿐"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엄마의 품이 절실한 시기에 수술과 치료로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게 될까 봐 미안한 마음이었죠.
이에 대해 남편 김정우 씨는 "가족의 일원으로서 누군가 아프면 빈 곳이 되기 때문에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사실 쉬운 건 아니다. 통원, 입원 치료를 받을 때도 있었기 때문에 사실 나도 힘들었다"면서도 "아내가 밝다. 치료받으면서도 '난 거의 다 나았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다 낫고 어디 갈지 계획 짜자'라고 말해줘 같이 있는 사람들한테도 편안하게 힘을 줬다"라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드러냈습니다.
딸아이를 위해 빨리 낳아 엄마의 자리로 복귀하겠다는 홍진경의 의지와 남편의 든든한 응원 덕분에 홍진경은 힘든 투병 기간을 잘 이겨냈습니다. 암 완치 판정을 받은 후 홍진경은 "결혼 기간 동안 다른 부부들이 겪기 힘든 일을 겪으면서 남편과 정말 베스트 프렌드가 됐다. 지금도 내 남편은 가장 좋은 오빠고 가장 좋은 친구다"라고 자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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