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미숙 그녀는 1979년 데뷔 후 80여편의 작품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로써 선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악역조차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여기에 차분한 목소리로 20년간 지상파 3개 라디오 DJ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지금은 매일 아침 오전 9시 KBS1 FM을 통해 ‘김미숙의 가정 음악’으로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꽃길 같은 인생만 걸어왔을 것 같던 그녀에게도 부정하고 싶은 질긴 악연이 있었는데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쓰리잡 뛰는 여배우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배우 김미숙은 올해 만 64세인데요.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고 혼자 오디션까지 본 결과 합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학업을 마치기 전까지는 허락할 수 없다”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아역배우는 포기하고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냅니다.
김미숙은 20살이던 1978년 미스롯데 선발대회에 출전했는데 1차 예선을 통과했지만 갑자기 맹장이 터져 복막염 수술을 받게됩니다.
그녀는 이후 병원에서 탈출해 붕대를 감고서 2차 시험을 보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끝내 탈락했습니다.
그 해 미스롯데 미인대회는 1위 원미경가 2위 차화연, 5위 이미숙 순일정도로 미인들의 전쟁터였는데요.
하지만 대회 당시 그녀를 눈여겨보았던 광고주에 의해 김미숙은 신인으로서는 파격적인 코카콜라 광고를 찍으며 광고모델로 데뷔하게 됩니다.
이후 KBS 공채에 합격해 배우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한편 김미숙은 유치원 원장님이라는 남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김미숙은 8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선택되기를 기다려야하는 배우 생활 그리고 인기가 없어지면 ‘어쩌나’라는 두려움에 유치원 교사였던 여동생의 권유로 유아교육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방송대 유아교육학, 경운대 경영학을 거쳐 동신대 사회개발대학원 문화산업학과까지 공부를 마쳤고, 그 사이 1987년 사랑 유치원을 개원했는데요.
이로 인해 김미숙은 배우, 라디오DJ, 유치원 원장님까지 세 가지 직업을 가지고 활동하게 되는데요.
유치원은 17년간 운영되다가 2003년 재정 문제로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김미숙은 당시 인터뷰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비나 눈이오면 걱정부터 앞섰고, 소풍이라도 가는 날이면 아이들 걱정에 안절부절 못했어요”
“이제는 걱정이 없어지니 후련하기도 해요”라며 아쉬움과 동시에 편안한 마음을 고백했습니다.
스토커에 20년 동안…
이렇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던 김미숙은 데뷔 34년 만인 2013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합니다.
MC 이경규는 “김미숙은 90년대 결혼하고 싶은 여자 1위이었다.”라며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 때문에 스토커도 생기지 않았나?”라고 말을 꺼냅니다.
이에 김미숙은 스토커의 정체를 밝혔는데요.
놀랍게도 스토커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당시에 대해 얘기하길
“어느 현장이나 항상 따라왔다”
“처음에는 팬인 줄 알고 잘 대해줬다”
“어느 겨울에는 안쓰러워서 내 차 안으로 들어오게 했더니 ‘손 좀 만져봐도 되냐?’라고 묻더라”
“갑자기 쓰다듬는 여자의 행동이 이상했고 그 때부터 여자를 멀리하기 시작했다.”라며 스토커 A씨와의 첫 대면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후 2000년 김미숙이 만삭일 무렵 A씨는 집 앞까지 찾아와 빗속에서 서 있기도 했는데요.
어느 날은 집 안까지 침입하기도 합니다.
김미숙은 “남편이 곧 들어온다고 전화했다”
“이후 얼마 있다가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남편인 줄 알고 문을 열었는데 남편이 아닌 A씨가 있었다”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임신 상태였던 김미숙은 이 일로 한동안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경찰이 32살의 여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해보니 10년 동안 김미숙을 쫓아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김미숙이 운영하던 유치원에 침입해 휴대번호를 알아낸 후 하루에 20번 넘게 전화해 “사랑한다. 같이 살자.”라는 말을 남겼고 집을 찾아와 문을 두들기거나 서성였다고 합니다.
A씨는 “나는 여자를 좋아한다. 탤런트 김미숙 씨가 너무 좋아 지나치게 행동했던 것 같다.”라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받습니다.
하지만 2002년에도 또 스토킹에 나서 실형을 선고받아 2년간 수감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A씨는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고 자녀들의 안전 문제가 걱정된 김미숙은 2007년 A씨를 또다시 신고했고 공갈미수로 구속되는 과정에서 언론의 피해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1998년 40세 김미숙은 5살 연하 음악감독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녀는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누릴 시기였지만, 안타깝게도 이 시기에 집중적인 스토킹을 당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에 의하면 2007년 스토커 A가 김미숙의 집을 찾아와 “나를 스토커라고 부르지 마라. 스토커라 부르면 재수가 없을 것 ”이라는 쪽지를 보내기도 했고, “1억원을 주면 더 이상은 나타나지 않겠다”라는 쪽지를 전달하는 등 4차례에 걸쳐 김 씨의 집 주변을 배회하고 협박을 했다고 피해 사실을 밝혔습니다.
김미숙의 매니저는 “김미숙이 아주 오랫동안 스토킹에 시달렸다”
“결국 데뷔 때부터 살던 서울 성산동을 떠나 파주 헤이리로 이사하면서 스토킹 활동이 잠잠해졌다”
“그런데 또 어떻게 집을 알아났는지 다시 나타났고, 갑자기 1억원까지 달라고 협박해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심경을 밝혔습니다.
김미숙의 가족으로 남편과 2001년 2003년생의 남매가 있습니다.
2005년 시상식장에 드레스를 입은 김미숙이 두 아이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아 엄마와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2008년부터 남편과 아이들은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김미숙은 한국의 남아 활동을 이어가면서 항간에는 별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김미숙은 “스토킹을 겪은 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과 남편을 뉴질랜드로 보내게 됐다“
“가족이 걱정돼서 기러기 엄마 생활을 자처할 수밖에 없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스토커가 있었고 그 일로 정신적으로도 너무 많이 힘들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스토킹에 성격까지 바뀌어…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김미숙의 연기 캐릭터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전까지는 우아한 여성의 표본이었던 김미숙은 2007년 영화 <세븐데이즈>에서 차갑고 서늘한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2009년 <찬란한 유산>에서는 진정한 악역을 연기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습니다.
<찬란한 유산>은 시청률 40%를 넘기며 크게 히트를 기록했는데, 여기서 김미숙은 나쁜 짓은 절대 안 할 것 같은 얼굴로 징그러울 정도로 현실적인 백성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그 해 연기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평생 선하고 호감 가는 역할만 하던 김미숙은 처음으로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김미숙은 독특한 악역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갑니다.
<로비스트>의 마담, <황금의 제국>의 한정희, <여왕의 꽃>의 마희라, <부탁해요 엄마>의 황영선, <옥중화>의 문정왕후까지 악역을 맡은 횟수는 많지 않은데 임팩트가 커서 기억에 강하게 남습니다.
보통의 악역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과한 액션 대신 우아한 나쁜 년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양면성을 살리다 보니 악역이지만 끝내 이해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연기 스타일에다가 역할에 대한 김미숙만의 해석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입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쁘고 우아한데 무서워요” 였습니다.
본인이 가진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 선역과 악역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면서 중년 여배우로서 극의 흐름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더 이상 스토킹 같은 범죄의 피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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