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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되었던 영화 ‘곡성’ 원래 결말인 섬뜩한 이 장면

뉴 선데이서울 2022. 7. 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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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곡성> 결말과 장면에 대한 언급이 그대로 나옵니다!

1.감독만의 독특한 아역 배우 디렉팅

▲ 영화 ‘곡성’ 스틸컷1

 

나홍진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아역배우 김환희가 연기 하기에 어려운 장면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디렉팅을 지시했냐?”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아이가 직접 대본을 보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아이에게 대본을 보지 않게 했고 어머니가 대본을 보고 아이에게 정리해서 설명하도록 했다. 그리고 아이가 촬영장에 오면 아이에게 상황을 묻고 어머니에게 어떻게 설명했는지를 비교해서 연기를 지시했다.”

2.<곡성>의 또 하나의 메시지 ‘신적 존재의 침묵’에 대한 물음


▲ 영화 ‘곡성’ 스틸컷2

 

감독은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메시지로 신의 침묵에 대한 물음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곡성>을 기획하게된 또다른 배경에는 잘알고지낸 가까운 가족이 죽게되면서 들게된 의문 때문이었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뭔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너무 선한 사람이었는데…’

그리고 나서 스스로 이유를 찾기 시작했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성직자를 만나 묻고 답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한 성직자에서 “이라크에서 누군가 피살당했는데(故 김선일) 그가 왜 죽어야 했는가?” 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은 “가지 말란 곳에 가서 하지 말란 짓을 해서 누군가를 살인자로 만들었다.”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신의 존재에 대한 납득이 되지 않음과 무서운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다.


▲ 영화 ‘곡성’ 스틸컷3

그러한 감독이 느꼈던 생각을 대변한 장면이 영화 속 종구와 무명의 대화 장면이었다.

종구가 “왜 내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거냐”라는 물음에 무명은 그저 “너의 잘못(아이 아버지) 때문에…”라고 답하는데 종구는 이에 내가 먼저 한 게 아니라고 반문하자 무명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고 바라만 볼뿐이다.

 

이 장면을 통해 감독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쭈그려 앉은 무명의 초라함, 외로움의 느낌이 아마도 신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무명을 이와 같이 그렸다고 말하며 “‘도대체 당신은 선입니까? 악입니까? 존재는 하시는 겁니까.? 존재하신다면 왜 방관만 하십니까?’를 물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3.일광은 왜 외지인의 편에 섰나?


▲ 영화 ‘곡성’ 스틸컷4

한 관객이 일광이 외지인의 편에 선 것에 대해 묻자 감독은 실제 무속인들이 전해준 비화를 통해 설명했다.

 

무속인들은 매일 자기 안에 신이 들어오길 기도하며, 몸에 신이 아닌 잡귀 같은 게 들어와도 신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러다 가끔 악한 영들이 모여서 몸에 들어왔는데 그걸 신내림으로 착각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무속인의 말이나 행동이 전부 이상해지다가 나중에 결국 영에 사로잡혀 죽게 된다. 일광과 외지인의 만남 또한 결국 이렇게 이뤄진 셈이다.

영화상에선 사실 이런 사실을 설명할 또 다른 조력자가 필요한데 그렇게 하기보단 그냥 일광과 외지인의 공통점, 이미지, 행동, 소품 등을 부각해 두 인물 간의 접점을 만드는 것으로만 마무리했다.

4.종구가 무명을 무시하는 장면은 예수와 베드로의 모습


▲ 영화 ‘곡성’ 스틸컷5

기독교인의 시선에서 마지막 무명과 종구의 대화 방식을 보면 영락없는 성격 속 장면을 모티브로 했음을 눈치챘을 것이다. 무명은 자신이 종구의 집에 함정을 만들어 놓았다고 말하면서 닭이 3번 울 때까지 절대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종구는 결국 이를 어기고 만다. 이 내용은 성경에서 예수의 십자가 처형 전날 행인들 앞에서 자신이 예수의 제자임을 부인하는 베드로의 모습을 빗댄 것으로 감독 또한 이 장면을 모티브로 완성했다고 인정했다.

5.강력한 힘을 지닌 외지인은 왜 인간적인 나약한 모습을 보여줄까?


▲ 영화 ‘곡성’ 삭제장면1

외지인은 흑주술에 종종 생고기를 뜯어먹고 사람들을 위협했고, 죽은 이를 좀비로 소생시킬 정도로 강력한 능력을 지닌 존재이다. 그런 그가 영화 중반에 인간적인 모습을 지니고, 후반에는 종구 일행에게 쫓겨 절벽에 매달려 고통스러워하며 슬퍼서 우는 모습을 보여줘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나홍진 감독은 이 대목에 대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악마와 인간, 그로 인한 혼란을 관객에게 주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마지막에 죽고 완전히 각성하는 존재가 되는데 그 이전에는 악령과 인간성이 혼재된 상태였다. 또한 외지인 캐릭터가 성경의 예수를 모티브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봤을 때 인간과 신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존재로 그리고자 한 감독의 의도가 담긴 부분으로 추측된다.

6.이 영화의 생존자들은 어떻게 살 수 있었나?


▲ 영화 ‘곡성’ 스틸컷6

외지인의 저주로 곡성 땅에 여러 명의 희생자들이 등장했지만 영화상에서는 총 3명의 인물이 살아남았다. 바로 건강원 사장(전배수), 종구(곽도원), 그의 딸 효진이(김환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의 설명보다는 영화를 본 평론가와 일부 전문가 관객의 추측으로 해석되었다.

극 중 사망한 인물들은 문제이 외지인을 귀신이자 악마라 생각하며 그것을 확인하러 산에 간다든지, 아니면 무당을 불러 굿을 하게 되는데 이는 의심을 갖고 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결국 그러한 의심이 이들을 죽이게 만드는데, 건강원 사장의 “그 양반 사람 아녀”라고 말하며 아예 처음부터 의심을 하지 않고 외지인이 이상한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사망했던 인물들과는 다른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종구와 효진이의 생존은 감독이 메시지를 전하고 한(신적 존재에 대한 물음과 피해자에 대한 위로) 의도가 담긴 것도 있지만, 효진이의 방에 놓인 제사상의 촛불을 종구가 끈 것에 힌트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종구는 효진이를 재우려고 제사상의 5개의 촛불 중 2개만 끄게 되는데 나머지를 끄려다 장모가 말려서 나머지를 그대로 두게 된다.(결국 장모와 아내가 희생된다.) 만약 종구가 그 촛불을 다 껐다면 일광의 저주가 무력화되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7.<곡성> 원래 결말 장면


▲ 영화 ‘곡성’ 삭제장면2

영화가 개봉한 지 한참 후에 온라인 상에서 <곡성>의 원래 결말 장면이 공개되었다. 원래 시나리오 상에서도 이 대목이 결말이었고 촬영까지도 했는데 삭제되고 말았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노인, 엄마, 여자 아이를 외지인이 지켜본다.

이때 외지인이 뭐가를 꺼내 아이에게 주려고 하고, 아이가 받으러 가려고 하자 엄마가 이를 제지한다. 그러고 나서 정류장의 노인과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노인은 마치 외지인의 정체를 알고있다는 듯 의심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이윽고 일광이 차를 갖고오고 외지인이 차에 타 곡성 땅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이 광경을 무명이 가만히 지켜보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상당히 모호한 장면인 동시에 섬뜩한 여운이 담긴 장면으로 마치 다음 타깃을 정한 외지인의 모습, 이를 위해 함께 떠나는 일광과 외지인, 그리고 이를 무기력하게 바라보기만 한 수호신 무명의 모습을 보여줘 이 같은 저주가 반복될 것 같은 여운을 남긴다.

나홍진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삭제된 결말이 마치 ‘다음에는 무언가를 해결해 줄 것 같다?’라는 물음표를 찍는 장면 같아서 결국 이 엔딩을 삭제하고 종구의 얼굴로 끝내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삭제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장면 때문에 무삭제판이 나오는 것 아닌가 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감독은 “지금의 영화가 완성판” 이라며 무삭제판에 대한 기대감을 접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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