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유독 특정 대사나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재밌어서, 혹은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죠. 특히 한국 영화 중에는 한국인이라면 ‘척하면 착’하고 나오는 명대사들이 있는데요. 과연 여러분들은 명대사들의 앞부분만 듣고 뒷부분까지 전부 맞출 수 있을까요?
모히또 가서
<내부자들>
영화 <내부자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에서도 손꼽히는 흥행 영화로, 인기에 힘입어 감독판까지 개봉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계와 재벌계, 언론과 검찰까지 음지와 양지를 넘나드는 이들의 뒷거래에 대해 다룬 영화인데요. <내부자들> 최고의 명대사는 뭐니 뭐니 해도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잔할까?’죠. 사실 ‘모히또‘와 ‘몰디브‘의 순서를 바꾼 이 대사는 이병헌의 애드리브로 탄생했다고 하는데요. 겉멋이 있는 ‘상구’의 캐릭터를 장난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즉석에서 만든 대사라고 합니다.
갈 때 가더라도
<신세계>
영화 <신세계>는 유독 명대사와 명장면이 많은 영화입니다. 대표적으로 ‘살려는 드릴게’, ‘브라더~’, ‘들어와, 들어와’ 등이 있는데요. ‘갈 때 가더라도’ 뒤에 나오는 대사가 뭔지 기억하시나요? 극중 알력 싸움에서 패배한 이중구의 마지막 대사인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 대 정도는 괜찮잖아’입니다. 이 뒤에 덧붙이는 ‘거, 죽기 딱 좋은 날씨네’까지 죽음 앞에서도 여유로운 이중구의 포스를 느낄 수 있는 명대사였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극한직업>
2019년 설날, 극장가에 센세이션 한 돌풍을 불어온 영화 <극한직업>도 코미디 영화인만큼 재치있고 톡톡 튀는 명대사가 넘치는 작품인데요. 그래도 <극한직업> 최고의 명대사가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네, 수원 왕갈비 통닭입니다’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다소 긴 대사임에도 입에 착 붙는 대사라 영화를 본 사람들은 술술 외울 수 있는 대사죠.
제시카 외동딸
<기생충>
대한민국 영화사를 새로 쓴 영화 <기생충>은 자타가 공인하는 프레임 하나, 숨소리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명작입니다. 특히 박소담이 분한 ‘기정’이 부르는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네 사촌’은 일명 ‘제시카 송’으로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탔는데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독도는 우리땅’ 멜로디에 맞춰 개사한 노래라 더 깊은 인상을 남긴 명대사였죠.
혼자야?
<범죄도시>
흔히 불리는 ‘흥행보증수표’ 배우 하나 없이 초대박을 친 영화 <범죄도시>는 ‘마석도’와 ‘장첸’이라는 강렬한 캐릭터들과 극을 빈틈 없이 매우는 조연들의 향연, 그리고 찰진 대사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마석도와 장첸이 마침내 공항에서 대면하는 그 진지하면서도 긴장감이 최고조에 오른 순간, ‘혼자야?’라는 장첸의 질문에 마석도는 ‘어, 아직 싱글이야’라는 상상도 못한 대답을 해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했습니다. 이 촌철살인 대사는 마동석의 애드리브로 영화 최고의 명대사 중 하나로 남았죠.
나는 딴 돈의
<타짜>
거장 최동훈 감독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린 영화 <타짜>는 최동훈 감독 특유의 위트와 세련된 대사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최근에는 배우 김응수가 분했던 ‘곽철용’이 역주행을 하면서 ‘묻고 더블로 가!’나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등 다양한 명대사들이 재조명을 받았죠. 하지만 <타짜>의 주제를 한 마디로 관통하는 진정한 명대사는 따로 있는데요. 바로 고니의 대사인 ‘난 딴 돈의 반만 가져가’입니다. 고니와 평경장의 의리를 시사하는 대사이면서 고니가 냉혹한 도박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한 원칙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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