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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비디오로 대박 난 슈퍼모델이 사업 접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뉴 선데이서울 2020. 8. 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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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습니다. 특히 건강의 중요성은 커진 반면 자유롭게 운동을 즐기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요. 때문에 집 안에서 운동하는 일명 '홈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홈트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큰 인기입니다.

그리고 넘쳐나는 홈트 영상들 중 유난히 촌스러운 자막과 어색한 말투가 눈에 띄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저급한 화질에도 건강미 넘치는 몸매와 빛나는 비주얼이 눈길을 끄는 영상 속 주인공은 무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 다이어트 비디오를 출시했습니다.

 

 

슈퍼모델선발대회(1992)

1998년 다이어트 비디오를 출시해서 소위 대박을 일으킨 홈트의 원조는 바로 슈퍼모델 이소라입니다. 1992년 제1회 한국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서 연예계에 데뷔한 이소라는 이후 예능토크쇼 '주병진쇼'에서 보조MC를 맡으면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지요.

 

SBS 한밤의TV연예(1996~1999)

모델 출신이면서 예능인으로 활약한 일명 모델테이너의 원조인 셈인데요. 이경규와 함께 출연한 예능에서 흐느적거리는 춤을 선보여 '용춤' 캐릭터를 얻기도 했고, 2년 넘게 연예정보프로의 메인MC를 맡는 등 크게 활약했습니다.

 

 

슈퍼다이어트체조(1998)

무엇보다 모델 이소라에게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은 '슈퍼다이어트' 비디오입니다. 1998년 당시만 해도 '다이어트'나 '운동'이 사회적 이슈와 거리가 먼 키워드였고 '운동을 통해 살을 뺀다'거나 '건강한 몸매를 만든다'라는 개념 자체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출시된 이소라의 다이어트 비디오는 큰 화제가 되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되었지요.

 

 

당시 다이어트 비디오의 인기에 대해 이소라는 "(비디오 출시 전) 이경규가 잘 안될 거라고 말렸다. 그런데 이경규가 촬영차 프랑스 월드컵에 다녀온 한 달여 만에 10만 장이 팔렸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소라의 슈퍼 다이어트 체조 1편과 2편은 누적 판매량이 100만 장에 달할 정도로 대박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MBC 이소라의사랑할까요(2000)

사회적으로 '건강미'라는 아름다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여성들의 워너비로 떠오른 이소라는 2000년 자신의 이름을 딴 예능프로의 진행을 맡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스타가 되었습니다. 다만 69년생인 이소라는 30대에 접어들면서 "모델로서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고 오래전부터 구상해오던 사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로즈 보도 자료(중앙일보)

톱모델이자 여성들의 워너비인 이소라가 패션사업에 뛰어든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순서로 보이기도 했는데요. 오랜 준비 끝에 시작한 사업이니만큼 패션뿐만 아니라 방송 제작과 펜션 사업까지 다양한 분야를 접목해 규모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어로즈펜션(노컷뉴스)

회사 이름은 이소라의 영문 스펠링을 역순으로 한 AROSE였는데, 강원도 강촌에 친환경 전원 별장 콘셉트의 펜션을 개장했고 토털 다이어트 프로그램인 '쏘디 다이어트 솔루션'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패션브랜드 우드리

그중 가장 주력으로 삼은 사업은 트레이닝 웨어 '우드리'. 해당 브랜드는 일상복으로도 활용 가능한 세련된 트레이닝 웨어를 만들었는데, 특히 핑크 컬러의 트레이닝 점퍼와 스커트 세트는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우드리의 오프라인 매장은 전국에 10개점이 넘었고 온라인 매장 역시 매출이 상당했지요.

우드리 론칭 현장(한국일보)

2009년 우드리의 인기를 정점을 찍어 압구정점 한 곳에서만 일평균 매출이 400만 원대를 기록할 정도였고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A급 매장 월 매출은 억 단위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한국섬유경제신문

하지만 한창 '잘나가던' 당시에 대해 이소라의 기억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사업을 꾸릴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직원들의 편견을 깨는 것"이라고 말한 이소라는 직원이나 업계 사람들이 "네가 뭘 알아? 네가 우리보다 이 바닥을 잘 알아?"하는 식의 편견에 맞서느라 무척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아츠뉴스

겉으로 알려진 성과 외에 사업상 여러 실패와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원 월급을 맞춰주느라 압박받으며 일하던 그때, 주변 친구들의 일까지 겹치면서 상상 이상의 고난을 겪게 되었습니다. 2008년 10월 절친이었던 고 최진실이 거짓말같이 세상을 떠났을 때도 이소라는 슬퍼할 겨를 없이 직원들을 생각하며 사업을 꾸려야 했습니다.

故 최진실 딸 최준희가 공개한 사진

당시 "내가 모르는 세상으로 갈까 봐 술은 먹지 못했다"는 이소라는 대신 가슴에 담긴 답답함을 욕설을 포함해 글로 적어 분출했습니다. 또 어느 날은 새벽에 창문을 열고 30분 넘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는데, 이웃 누군가가 경찰을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고성을 질렀음에도 경찰이 아니라 어머니가 찾아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이소라가 처한 상황에 대해 언론 보도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이웃들이 이해하고 배려한 것이지요.

프로젝트런웨이코리아

이후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내적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해 나간 이소라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의 진행을 맡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고 더불어 패션브랜드 '우드리'의 사업 역시 성장의 방향으로 이끌어나갔습니다.

다만 연이어 닥친 영화 같은 사건들로 인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이소라는 더 이상 사업을 이끌고 갈 힘이 부족했습니다. 늘 건강을 자신해오던 이소라이지만 2008년 이후 끊임없이 잔병치레를 했고 허리 디스크에 2011년에는 다리 골절까지 입으면서 "내가 무엇을 위해 회사에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패션 기업 중 손꼽히는 곳에서 브랜드 입점을 제안했지만 이소라는 이를 거절하고 휴업을 결정했지요.

SBS 힐링캠프

2003년경부터 구상하고 준비해서 7년 넘게 인생의 전부로 생각해온 사업을 접은 이소라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인생의 전성기'를 만들어나갔습니다. 앞서 이소라는 다리 골절이 되고도 '여자 연예인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고자 노메이크업 상태로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싫어서 부러진 다리로 하루를 참아낼 정도로 미련한 스타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LBL스포츠 골프웨어 / MBC 언니네쌀롱

사업을 잠시 내려놓고 삶의 여유를 찾아가는 동안 '남이 평가하는 모습'이 아니라 '내 옆에 좋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가 인생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보다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패션사업을 재개하고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고, 여전한 예능감을 발휘하며 각종 예능에서 활약하기도 했지요.

유튜브채널_LeeSora이소라TV

한편 이소라는 지난해 8월부터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52살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몸매 관리 노하우와 먹방, 브이로그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데요. 특히 해당 채널의 모든 영상은 촬영부터 편집까지 모두 이소라가 혼자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엄정화가 출연한 관찰예능에 등장해 동영상 촬영과 편집 기술을 알려주는 모습이 공개되었습니다. 처음 영상편집을 알려줄 당시 무려 7시간 동안 설명했다는 이소라는 엄정화에게 "지난번에 처음 가르쳐줄 때 네가 조금 하다가 안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네가 편집을 해서 올리겠다고 해서 놀랐다"라며 에둘러 칭찬의 말을 전했는데요. 이에 엄정화는 "네가 가르쳐주는데 어떻게 중간에 포기하냐"면서 "너한테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안 창피해"라고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instagram@esora777

곁에 좋은 사람이 있어야 성공한 인생이라던 이소라의 말대로 서로에게 감출 것이 없이 믿고 의지하는 친구가 곁에 있는 지금, 이소라는 충분히 성공한 삶을 꾸려나가는 중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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