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혼밥족'의 호소...'배달시켜 먹기 무서워요'


혼자 사는 여성 집에 침입한 20대 남성(사진=이미지 투데이)

지난달 중순 배달앱을 악용한 한 20대 남성의 범죄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전 여자친구의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배달앱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전 여자친구의 전화번호를 말하면서 ‘주문을 했는데 배달이 안됐으니 주소를 확인해달라’고 했다. 고객센터는 이에 응했고 남성은 여성의 집에 침입해 폭행을 저질렀다. 

배달앱의 두 얼굴..여성 혼밥족 대상 범죄 기승 
최근 배달 음식 이용 건수가 급증한 가운데 여성들을 노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은 지난 4월 기준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가 4200만 건, 이용자 수는 93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배달앱을 통한 여성 대상 범죄도 늘고 있다. 얼마전 20대 한 남성은 배달 앱을 통해 헤어진 여자친구의 주소를 알아내 스토킹했다. 여기에 배달원들이 벌이는 불미스러운 사건도 한몫한다. 한 배달원은 한남동과 이태원에서 혼자 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성폭행을 저질렀다.

‘마음에 들어요’, ‘제 스타일이에요’라는 문자는 부지기수다. 

실제 2015년 기준, 청년 가구 중 혼자 사는 여성의 비율이 절반 이상이 되면서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여성들이 느낄 위험은 더욱 커졌다. 강지현 울산대 교수의 ‘1인 가구의 범죄피해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33세 이하 여성 1인 가구는 남성보다 주거침입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약 11배, 범죄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약 2.3배 높다. 여기다 활발한 배달앱 이용으로 낯선 타인과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여성들은 범죄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실제 대학가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이민정(21,가명)씨는 “자주 배달앱을 이용하는데, 어느날 배달원이 갑자기 현관문을 잡아당겨서 깜짝 놀랐다”며 “무서워서 문을 조금만 열었던 건데 음식을 건네주려고 문을 당기는 순간 집으로 들어오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무서웠다.

그 이후로 배달을 시키지 않는다”고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 같은 여성 대상 범죄를 막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배달앱 가입을 위해 각종 개인 정보를 입력토록 하고 있는데 신분이 노출되지 않는 '안심번호 서비스' 등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달의 민족은 2016년부터 업계 최초로 전화번호를 가상번호로 변환하는 ‘안심번호’ 서비스를 도입했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주문을 하게 되면 음식점에 소비자들의 번호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임의로 부여되는 안심번호가 나가게 되고 배달완료 시 파기된다"고 말했다. 또한 "배달대행사 연동의 경우 우리가 요구하는 개인정보보호관련 가이드를 따라야 하고 심사 후 통과된 대행사들과만 연동한다"며 "소비자 측 상담 요청 시 주문자 연락처, 주문 내역, 최근 주문 주소, 이메일 주소 등을 순차적으로 확인 한 후 본인인증이 되면 진행하고 있다"고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보호관련 엄격한 기준을 설명했다. 

불안감을 느낀 여성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대비책도 강구 중이다. 혼자 사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집으로 물건을 시킬 때 건장해 보이는 남성의 이름을 쓰고, 집에는 남자 속옷을 걸어두는 것도 ‘혼 자 사는 여자’ 티를 내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혼자 살고 있는 김지영(28,가명)씨는 “원룸 창문으로 여자들을 엿본다는 뉴스를 보고 일부러 남자 옷이나 속옷을 보이게 널어놓는다”며 “그래도 항상 외출하고 들어올 때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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