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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서울대 수석 졸업한 남자, 뭐하나 봤더니…

뉴 선데이서울 2020. 11. 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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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은 12월3일. 12월에 수능을 보는 건 1993년 수능 도입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수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은 젊은이들이 사회로 나가기 전 넘어야 할 산이다. 높고 험하지만 누군가는 가장 높은 곳에 오른다. 과거 수능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떤 사람들이 수능 만점자을 받았는지 현재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1999학년도 최초 수능 만점자 오승은씨

1993년에 수능 시작 후 첫 만점자는 서울한성과학고등학교를 다니던 오승은씨. 수능 이후 H.O.T멤버 중 누구를 좋아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H.O.T가 뭐죠”라고 반문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최고 아이돌이던 H.O.T에게 의문의 1패를 안긴 것이다. 

 

수능 만점자로 조선일보에 실린 오승은씨 모습./(좌)조선일보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캡처, (우) 하버드 캡처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부 물리학과에 수석 입학해 3년 6개월 만에 졸업을 마친 오승은씨는  곧바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하버드대학교 의대에서 생물학 연구를 시작했다. 2013년에는 ‘네이처(Nature)’지에 제1저자로 이름 올리기도 했다. 논문 주제는 동물의 성장판 속 연골세포가 뼈 길이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현재까지 하버드대 의대에서 활발하게 생물학을 연구하고 있다. 

2020학년도 만점자 송영준씨

작년 수년 만점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은 송영준씨다. 사실상 전교 꼴찌도 했었지만 열심히 공부해 수능 만점을 받았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식당을 운영하시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송영준씨는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으로 김해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가 반편성고사에서 받은 성적은 127명 중 126등. 형편이 어려워 남들 다 받는 사교육 한번 받지 못했다. 그래도 중학교 때 공부깨나 했던 송씨는 처음 받은 충격으로 공고 전학까지 고민했다. 

전교 꼴찌에서 수능 만점자가 된 송영준씨. 공부법을 담은 책 '공부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를 썼다./메이븐 출판사 제공

그러다 오기가 생겼다. 그는 죽기 살기로 공부해 1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4등에 올랐다. 이후 2학년 1학기부터는 줄곧 전교 2등을 유지했다. 송씨는 서울대학교 저유전공학부에 입학해 8월에는 후배들에게 공부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책 ‘공부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를 썼다. 그는 잡스엔에 "로스쿨 합격을 최종 목표로 공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2000학년도 수능 만점자 박혜진씨

2000학년도 만점자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다니던 박혜진씨다. 그는 서울대 법대 출신 아버지를 따라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2005년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국내 최대 법무법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현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신분으로 미국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수능 만점 후 변호사가 된 박혜진씨./엠빅뉴스 캡처

2012학년도 수능 만점자 김승덕씨

김승덕씨는 상산고등학교 출신으로, 고교 재학 시절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후 김씨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대학교에 가서는 ‘넘사벽’ 스펙을 쌓았다. 상경계 대학생은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공인회계사 시험(CPA)에 합격했을뿐더러, 미국 교환학생 경험과 5개 회사 인턴 경험도 쌓았다. 학과 공부를 대충 한 것도 아니다. 그는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해 인문계열 수석으로 졸업했다. 현재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스(nonce)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승덕씨는 수능 만점을 받고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좌)KBS1박2일 캡처, (우)tvN 세 얼간이 캡처

2015학년도 만점자 이동헌씨

수능 만점이면서도 교육 현실에 분노하는 사람이 있다. 부산 대연고에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한 이동헌씨다. 그는 같은 해 수능 만점자 29명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과목들을 선택해 ‘사실상 전국 수석’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동헌씨는 수능 만점임에도 한국교육을 고민했다./SBS스페셜 캡처

“저는 입시제도에 불만이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이씨는 수능 만점자임에도 한국 교육을 비판하는 SNS 글이나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엔 서울·부산에서 청소년 포럼·토론 행사를 개최해 학생들과 의견을 나눴다. 2017년 4월에는 ‘SBS 스페셜, 대2병 학교를 묻다’에 출연해 “무엇을 위해 대학에 가는 건지 알려주지 않는 우리나라 교육에 분노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7학년도 만점자 김재경씨, 이영래씨

그해 수능은 불수능이라고 불렸다.  그런 가운데에도 만점자가 나왔다. 이 중 “연예인이 공부에 힘이 됐다”라고 밝혀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다. 용인한국외대부고 김재경씨와 울산 학성고 이영래 씨다. 두 사람은 2017년 1월 tvN ‘문제적 남자’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먼저 김씨는 “빅뱅 지드래곤을 가장 좋아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씨는 아이오아이 전소미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어 전소미와 영상통화를 한 그는 “정말 좋아한다. 남자 연예인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인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 (좌)김재경씨와 (우)이영래씨./tvN 문제적남자 캡처

2019 수능 만점자 김지명씨

학창 시절 무서운 병과 싸우면서 공부해 결국 수능 만점을 받은 인간 승리의 주인공도 있었다. 김지명씨는 서울 강북구에 있는 조그만 추어탕집 외아들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급성임파구성백혈병 판정을 받은 그는 고등학교 1학년 3월에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학창 시절 내내 아팠던 김씨는 건강을 회복한 후 곧바로 공부에 매진했다. 그 결과 고등학교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으며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혈액종양내과 의사를 꿈꾸며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재학 중이다.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백혈병에 걸린 사람들은 돕는 일을 직업으로 택한 셈이다. 

 

백혈병을 이기고 의대에 간 김지명씨./(좌)SBS뉴스 캡처, (우)JTBC뉴스 캡처

2019 수능 만점자 김형태씨

군 복무 중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이도 있다. 당시 공군 제3방공 유도탄 여단에서 일병 신분으로 수능을 본 김형태씨다. 김형태씨는 성균관대학교 러시아 어문학과를 휴학하고 공군에 입대했다. 일과 후와 주말에는 생활관 내 사이버지식 정보방에서 EBS 강의를 듣고, 열람실에서 자율학습을 하면서 수능을 준비했다. 유럽 축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스포츠 통계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군복무 중에도 공부해서 수능 만점을 받은 김형태씨./E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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