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픽

(레딧 괴담) 월마트 괴담

뉴 선데이서울 2019. 9. 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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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 월마트는 미국의 대표적인 마트중 하나인 단층 마트임




나는 보통 월마트에서 쇼핑을 하지 않는다. 자랑하는 건 아니다. 경제적 상황 때문에 꼭 거기서 쇼핑하는 사람들을 깔보는 것도 아니다. 그냥, 만약 내가 월마트에서 쇼핑을 했다면 뭔가를 더 일찍 눈치챘을 거라는 거다.

늦은 밤이었다. 난 생필품들이 잔뜩 부족했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겨우 마친 후였고 내일도 종일 일할 건 마찬가지였다. 난 화장지도, 비누도, 우유도 없이 다음 휴일까지 버텨 보겠다고 포기 중이었지만 점심으로 먹을 고기마저 떨어졌다는 걸 기억해내고 결국 “젠장, 할 수 없지” 하게 되었다. 항상 먹는 샌드위치 없이 일을 나가는 경우는 절대 없을 것이다.

나는 고물차를 끌고 나가 세븐일레븐이든 뭐든 찾으려다 이젠 우리 모두 자다가도 알아볼 만한 대형 주차장을 보게 되었다. 난 내게 남은 선택지가 뭐가 있나 다시 생각해 보고는 할 수 없이 차 깜박이를 켰다.

주차장은 거의 비어 있었다. 내가 가는 마트마다 그러는 것처럼 카트가 나돌아다니고 있지도 않았다. 차에서 나와 마트로 들어갔다. 난 안전히 건물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첫 번째 문제점을 눈치채지조차 못했다. 아마 그 문제점은 반대편에서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는 노련한 직원에게 더 일거리였을 것이다.

간판은 Wallmart 라고 쓰여 있었다. Walmart가 아니라. 내 피곤한 두뇌는 그걸 그냥 잘못 읽은 걸로 간주하고 넘겨 버렸다. 정말이지 뭔가 아주 잘못된 표지판들의 첫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말이다.

문에서 인사를 하는 직원은 뚱뚱한 남자거나 아님 여자였다 (별로 자세히 안 봤다, 관심도 없고). “월마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라고 말했는데 악센트가 이상한 곳에 들어가 있었다. “월↗마↘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렇게. 다시 말하지만, 피곤하고 별 관심도 없어서, 뭘 예상해야 할 지도 몰랐다. 난 그냥 카트를 잡아끌고 (그 카트는 네모난 바퀴가 달린 돌덩이보다 아주 약간 나은 정도였다)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곳은…세상에, 정말 컸다. 난 창고형 매장에 처음 가보는 건 아니었지만, 거긴 정말 가도 가도 끝나지 않았다. 난 끝없는 통로를 가로질러 카트를 밀면서 나한테 필요한 물건의 표지판이 있나 둘러보고 있었다. 각 통로마다 붙어있는 표지판과는 상관없이 그저 값싼 쓰레기들로 채워져 있는 듯했다. 난 공구, 장난감, 전자기기, 플라스틱 물품들의 패키지 상품들을 보았지만 내가 필요한 것만 없었다.

다음 문제점은 내가 실제로 상품을 하나 관찰해 봤을 때 나타났다. 펜치 5개짜리 묶음 상품이었는데, 내가 집어서 보니까 사실은 텅 빈 상자였다. 플라스틱 뒤로 비친 펜치들은 그냥 사진이었다. 난 그냥 아, 보안 문제 때문에 그렇겠지, 내가 캐셔한테 이걸 가져가면 직원들이 진짜 물건을 보안 케이스에서 꺼내 줄 거야, 하고 생각했다. 그리곤 다음 물건을 살펴봤다. 포크 세트. 똑같았다. 이번엔 탈색약 용기를 집었다.

텅 비었다.

난 그 때 마트에 혼자 있지 않았다. 두어 명의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나만큼이나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나이드신 할머니 한 분이 내 셔츠를 기대에 차서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고 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큰 마트면, 직원이 많아야 하지 않겠는가? 안내 직원들, 사고 예방 직원, 재고 관리자들, 그 많은 일들. 난 카트를 끌고 돌아서 보이지 않는 직원들을 찾아다녔다. 10분 후(농담이 아니다) 난 카트를 그냥 아무데나 내버려뒀다. 다니는 데 방해만 됐기 때문이다. 계속 직원은 하나도 안 보였다.

예전에도 짝퉁 마트들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었다. 중국 같은 데서는 가짜 애플 스토어를 너무 잘 만들어 놔서 직원들조차 자기가 누구 밑에서 일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긴 미국이었다. 대체 왜 누군가가 여기서 그런 짓을 하겠는가, 뭔 꼴을 당하려고? 누구든 그런 짓을 하면 아마 마트 문을 열기도 전에 대기업 변호사들한테 고소를 당해 밑바닥까지 추락해 버릴 거다.

직원을 찾는 걸 거의 포기한 상태였을 때 누군가가 모퉁이에서 월마트 직원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걸 봤다. 난 졸졸 따라가서, “실례합니다?” 하며 불렀다.

그 사람은 전혀 멈추지 않았다.

난 좀더 크게 불렀다: “저기요!” 난 살짝 뛰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건지, 이 사람은 계속 나보다 훨씬 앞서갔다. 그냥 평범한 속도로 걷고 있는데도 말이다. 난 진짜로 뛰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우리 앞쪽에 있던 통로에서 또다른 삐걱대는 카트를 밀며 나타났다. 다른 쪽을 쳐다보면서. 직원은 다른 통로로 가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

그 직원은 다른 쪽도 완전히 똑같이 생겼다.

난 가다가 멈춰섰다. 방금 뭘 본 건지 확신이 안 섰다. 그 다른 손님은 직원을 목격하고는 부랴부랴 카트를 밀며 사라져 버린 유령 직원을 쫓아갔다.

난 그 직원이 완전히 180도로 도는 걸 봤는데 얼굴이 없었다. 직원의 앞쪽은 뒤쪽과 완전히 똑같았다. 이목구비가 전혀 없었다. 아무것도.

난 위를 쳐다봤고 거기가 어딘지 전혀 모르겠다는 걸 깨달았다. 그 직원은 날 마트의 깊숙한 곳으로 더 끌고 왔을 뿐이었다. 그곳엔 아무 창문도 없었고 내가 예측했던 것보다 통로들은 훨씬 길게 뻗어 있었다. 대체 여긴 뭐지? 난 살짝 떨었다.

문을 찾을 시간이었다.

내가 얼마나 멍청한지 깨달을 때까지 난 한동안 통로들을 가로질러 문을 찾아다녔다. 난 그저 벽을 찾고 그걸 따라서 맨 앞까지 가면 되는 거였다. 정말 쉬운 거지, 안 그런가?

틀렸다.

난 벽을 찾았고 벽면을 따라 쭉 걸었다. 직각 모퉁이를 다섯 번 돌았다. 다섯 번이나 벽을 정확히 따라갔지만, 앞문은 없었다. 진짜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좋아, 여기는 진짜 마트가 아니었어. 하지만 왜 문을 찾을 수 없는 거지? 난 생각을 해 봤고 그들이 문을 안쪽 벽에 숨겨뒀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을 닫으면 문이 사라지게 말이다. 마트 안에 들어왔을 때 아무도 뒤를 돌아보진 않았잖아, 안 그런가?

난 벽을 살짝 두드리면서 그 경로대로 계속 걸었다. 문이 숨겨져 있을 만한 곳을 찾으면서.

“여보세요? 거기 누구 있나요?”

내 뒤에 있던 판매용 선반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장소에서 누구든 별로 믿을 준비가 되어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대답한다고 피해 볼 건 없겠지 하고 생각했다.

“여기 있어요. 다른 손님인가요?”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건 여성의 목소리였다. 타일 바닥에서 카트가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 몇 시간이고 있었어요, 제 핸드폰은 여기서 신호가 전혀 안 잡혀요.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길을 잃은 것 같아요.”

“물론이죠.” 난 다음 통로를 바라봤다. “저한테 직선으로 걸어오실 수 있나요?”

“죄송한데, 이 통로는 막혀 있는 것 같아요. 양쪽으로 선반들이 있고 그냥 막혀 있을 뿐이에요.”

“다른 쪽 끝으로 한번 가 볼 수는 없나요?”

“시도는 해 봤어요. 혹시 제가 못 보는 걸 볼 수 있으신가요?”

많은 의심을 하며 난 벽에서 떨어져 통로로 들어갔다. 목소리를 이용해 여성분을 안내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날 귀찮게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미안해하면서, 자기가 직선 통로에서 길을 잃다니 너무 바보 같다며, 남편이 뭐라고 생각할까 하며—

나는 통로 끝에 다다랐고 차갑게 소름이 끼쳤다. 거긴 더 넓은 판매용 선반이 비치되어 있었다. 그 양 옆의 통로들은 비어 있었다.

“거기 계세요?”하고 불렀다.

“네, 뭐라도 보이세요?”

“당신은요?”

“전 그냥 다른 쪽이랑 똑같이 쓰레기 같은 것들로 채워진 선반만 보이네요.”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당황에 차 있었다. “여기 대체 어떻게 들어온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못 보는 입구라도 있다면 말이죠. 어쩌면 제가 직원 전용 구역으로 들어와 버린 걸까요?”

목에 뭐가 걸린 느낌을 삼켜내기가 힘들었다.

“어쩌면요,” 거짓말했다. “저기요, 제가 앞문을 찾아서 꼭 누군가에게 연락할게요, 알았죠? 할 수 있는 한 빨리 돌아올게요. 그냥…열리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지 마세요, 알았죠?”

“알았어요” 여성은 조금 나아진 듯해 보였다. 누군가 해결해 준다는 편안한 거짓말을 들었으니. 난 사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그걸 여성분이 알 필욘 없었다.

난 다시 벽을 찾아서 따라가기 시작했다. 공격적으로 선반들을 쳐대면서. 난 비밀 입구를 찾기 위해 쓰잘데없는 짝퉁 물건들을 여기저기 널브러뜨렸다. 통로들 사이의 간격들은 더 길어졌다. 통로 두세 개 정도 넓이의 선반들이 보이곤 했다.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소리도 들렸다. 난 벽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어딘가 꿰매어진 자국을 찾으면서. 계산대도, 푸드코트도, 문이 있을 만한 지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곳은 쓰레기로 채워진 빈틈없는 큐브였고 난 아무 결실 없이 빙빙 돌며 뛰고 있었다.

그날 밤의 첫번째이자 유일한 행운을 맞았다: 인사하는 직원을 찾았다.

멀리서 봤을 때 그건 사람처럼 보였다. 곁눈질로, 별 관심을 갖지 않은 채로 바라보면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말 자세히 보면, 머리에 이상한 모양새들이 마구 조합된 채 얼굴같이 보이게 되어 있을 뿐이었다. 마치 여러 색의 점으로 이루어진 그림들처럼 말이다. 멀리서 바라봐야만 뭔가로 보일 뿐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그냥 의미 없는 색깔 방울들의 조합이었다.

인사 직원은 어떻게 걷는지 모르는 것마냥 뒤뚱대고 있었다. 과장이 아니라, 계속 발을 잘못 디디고 몸을 배배 꼬는 것이 마치 이족보행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뒤로 바짝 다가가 그것의 셔츠 칼라를 잡았다.

직원은 눈을 깜빡였다. 내가 본 것 중 가장 이상한 것이었다. 그건 눈이 없었고, 그저 작은 토막 여러 개들이 모여 멀리서 보면 눈 같이 보이는 그림자를 형성하고 있을 뿐이었다. 난 너무 소름 끼쳐서 칼라를 놔 버렸다.

“문은 어디 있지?” 난 물었다.

그것은 약간 발을 끌었다. “월↗마↘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망할 문은 어디 있냐고?” 난 그걸 살짝 밀쳤다. “이봐, 날 나가게 해 주면, 경찰은 부르지 않겠어. 그냥 날 좀 나가게 해 줘.”

인사 직원은 주변을 돌아보더니, 다시 날 쳐다봤다. “월. 마트. 에. 오신 걸. 환영? 합니다.”

무서운 깨달음이 떠올랐다. 아까 그 양면의 직원처럼, 이것도 그저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 깨달음을 가지고 뭘 할 수는 없었다. 아무데도 갈 데가 없었으니까.

난 그때 약간 미쳐갔다. 배도 고픈데다, 피곤하고, 절망적이었다. 난 인사 직원을 벽으로 던져 버렸고 그것은 젤리로 가득 찬 콘돔마냥 찢어졌다.

벽이 열렸다.

나는 달콤한 자유의 밤 공기를 맡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잘한 일이었다, 내가 뛰자마자 벽은 바로 닫히기 시작했으니까. 내 팔꿈치를 닫히는 벽에 세게 찧었다. 며칠 동안 멍은 들었지만 나는 탈출했다. 인사 직원은 운이 없었다. 문이 그걸 짓누르고 닫히면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지만, 돌아보지는 않았다. 난 내 차로 달려가 총알처럼 거길 빠져나갔다.

난 가까운 스트립 몰에 주차한 후 경찰을 불렀다. 근데 내가 너무 신고를 잘 못 했나 보다. 가짜 월마트랑 갇힌 사람들 얘기 중간에 전화 받던 사람이 끊어 버렸기 때문이다. 난 경찰서로 직접 운전해 가기로 했지만, 내 (조금 더 침착한) 이야기는 비판만 들을 뿐이었다. 몇 시간이 지난 것 같았을 때에야, 나랑 같이 거기로 가 주겠다는 경찰관 하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난 Wallmart에 갔을 때 목적 없이 막 돌아다니다가 간 것뿐이었다. 거기서 도망쳐올 때에도 완전히 공황 상태였다. 이젠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다. 경찰관은 결국 길을 못 찾겠으면 경찰서로 돌아가 신고서를 작성하라고 말했다. 난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도망치듯이 돌아왔다. 죄책감을 꿀꺽 삼켜 버리면서. 난 모두를 그 마트 안에 가둬 두고 왔다. 그들이 아침까지라도 버텨 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난 다음 날 직장에 아프다고 전화하고는 Wallmart를 찾으러 운전해 다녔다. 난 모든 쇼핑 센터, 스트립 몰, 어디든 내가 어젯밤 간 곳과 비슷한 곳들이라면 전부 살피고 다녔다.

결국, 내가 어젯밤 본 도넛 가게를 찾았고, 거기서부터 내가 갔던 경로를 다시 따라갈 수 있었다. 난 익숙한 주차장이 있는 커다란 창고 형태의 건물을 찾아냈고 어젯밤 있던 차들도 전부 그대로 있었다.

건물은 비어 있었다. 표지판도, 선반도, 아무것도 없었다.

난 그때부터 계속 기회가 있다면 찾아보며 다니고 있지만, 한 번도 다른 Wallmart를 본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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