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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방송불가? 올해부터 태국에서 전면 금지된 '이것'

뉴 선데이서울 2020. 8. 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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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 가득 배달음식을 받아든 이 장면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나요? 태국에서는 이 장면이 방송에 나갈 수 없다는데요.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 부분은 바로 배달음식을 담은 비닐봉지입니다.

태국은 올해 1월부터 백화점과 편의점을 비롯한 주요 상점의 비닐봉지 무상 제공을 금지했습니다. 또 3년 내로 플라스틱 빨대와 컵을 비롯해 스티로폼 박스나 비닐 포장도 금지할 예정이지요. 최근 몇 년간 마야 해변 등 해안가가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는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인데요.

재밌는 사실은 방송에서도 비닐봉지를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태국의 환경부 장관은 태국의 주요 방송사 8곳과 협의하여 프로그램에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흐릿하게 처리하겠다는 협약에 서명을 받아냈습니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담배나 술 그리고 총기 등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라고 발언했는데요.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오버액션"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비닐봉지의 방송 퇴출'은 큰 논란이 되면서 비닐봉지 제공 금지 정책의 홍보 효과를 높였습니다.

 

하나투어

태국정부가 방송까지 규제하면서 비닐봉지 줄이기 정책을 홍보하는 데는 이전까지 태국 국민들의 비닐봉지 사랑이 남달랐기 때문입니다. 외식문화가 발달한 태국은 길거리 음식 등을 포장할 때 비닐봉지를 활용했고 심지어 음료까지 비닐봉지에 담아 주었습니다.

 

태국어로 '싸이퉁'이라고 불리는 포장음식 문화는 관광객들에게 일종의 이색문화로 여겨지기도 했는데요. 앙증맞은 크기의 비닐봉지에 빵빵하게 담긴 음식들은 태국 여행객들의 필수 인증샷이었습니다.

태국 꼬창해변(KBS뉴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은 만큼 소비되는 비닐봉지의 수는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태국 환경질향상국에 따르면 태국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비닐봉지의 양은 5억 개가 넘었지요.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관광지로 유명한 해변이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는 일이 잦아지면서 일회용품에 대한 경각심을 높아졌는데요.

무엇보다 태국의 급진적 정책 추진에 힘을 실은 것은 바로 듀공의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지난해 4월 태국 남부 끄라비 지역에서 어미와 떨어진 아기 듀공 한 마리가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듀공은 전 세계에 20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 해양 포유류인데요.

 

발견된 아기 듀공은 듀공 보호구역으로 옮겨져 전문가들의 보살핌을 받았고, 자신을 보살펴주는 사람에게 코를 비비며 안기는 모습이 공개되어 전 세계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지요. 하지만 발견된 지 단 8개월 만에 아기듀공 마리암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수의사들에 의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마리암이 숨을 거둔 이유는 장을 가로막은 플라스틱 조각들 때문이었습니다.

앞서 2018년에는 둥근머리 돌고래의 사체에서 비닐봉지 8kg이 나오기도 했기에 연이은 동물들의 죽음은 태국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결국 관광객들과 국민들의 불편함을 다소 감안하더라도 환경을 위한 선택에 대부분 긍정적인 분위기로 참여할 수 있었지요.

비닐봉지 사용 금지 정책이 시행된 이후, 이를 받아들이는 시민들의 태도 역시 유쾌합니다.

 

교통안전 고깔과 반려동물의 가방, 모자, 새장, 손수레, 항아리 등 혁신적인 아이템을 이용해 비닐봉지의 대용품으로 활용 중인데요.

기상천외한 방식의 에코백 사용 모습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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