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오지랖 떤 썰 (feat. 의천도룡기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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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씀체 양해바람. 퍼온 사진이 이상해도 양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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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경력 30년의 베테랑 환자로, 어지간한 간호사 뺨 칠 정도로 해박함.

 

나 또한 경력 10년의 프로 보호자로, 서울의 대형병원도 호텔처럼 편하게 느낌.

 

 

여기는 시골. 한 여름.

 

어느 날은 장인어른이 벌에 쏘이셔서, 응급실로 모시고 간 적이 있음.

 

평소 다니던 대형병원에 비해서 환경 열악함.

 

간호사들도 맹해보임. 환자들도 순박한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들.

 

장인어른은 주사 한 대 맞고, 쉬고 있는데

 

옆에 할아버지 한  분이,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몸을 덜덜 떨고 계심,

 

보호자로 보이는 아주머니도 어쩔 줄 몰라하심

 

" 저기 간호사님, 이 분이 너무 추워하시는 것같은데.. 전기장판이라도 넣어 주시지요. "

 

" 아, 그 분은 체온이 오르면 안 돼요. 그래서 이불도 안 드린 거예요." 

 

" 아, 네.. 아주머니 안 된대요.. 참으셔야 된대요."

 

 

이 놈의 응급실엔 전기장판도 없나? 생각했음..

 

그런데.. 잠시 후에 그 분이 사시나무 떨듯 떠는 거임.

 

나는 뭔가 잘못된 걸 직감함

 

" 간호사님, 이거 좀 문제가 있는 것같은데.. 이불이라도 덮어 주시던지요"

 

" 잠시만요.. (체온 잼).. 예, 괜찮아요~"

 

나는 이 깡촌 병원의 무식한 간호사가 사람 잡겠다 싶어서, 

 

나오는 길에 당직의사에게 일러바침

 

의사 : " 그 환자 지금 몇 도야?"

 

간호사 : " 5도 요~"

 

의사 : "응~ 그래.. (마지못해) 이불 한 개 드려~"

 

대화를 뒤로 듣고 겁나 빡침!!

 

 

' 이런 미친! 사람이 5도가 됐는데, 이렇게 태연하냐? '

 

' 아무리 뭘 모르는 분들이라지만, 너무하잖아! '

 

' 니들 제대로 엿먹어 봐라! 내가 겁나 논리적이거든!! '

 

'어떻게 민원을 쓸까' 서론~ 본론~ 결론을 상상하며 분노가 극에 달함.

 

돌아오자 마자, 아내한테 뛰어가서 자초지종을 고함

 

" 내가 난리를 쳐도 꿈쩍 않더라니까.. 기어이 체온이 5도까지 떨어졌지 뭐야!! "

 

그 말을 들은 30년 베테랑 환자 아내의 말..

 

" 여보, 그거 35도 일거야.. 간호사들끼리 그냥 뒷자리만 말해.. 5도 면 시체보관 온도야.. "

" .. 응? .. .. @,.@ 그래?  "

 

그러고 보니, 그 날 실내 기온이 25도는 넘었을 테니까..

 

체온이 5도로 떨어질 수가 없다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무협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민원은 결국 내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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